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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 - [열한 계단] 을 읽고

독후감/자기계발서

by LEEDOV2 2023. 8.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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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 - 열한 계단 (웨일북)

#밀리의서재

 

채사장 - 열한 계단 (웨일북)

 

나는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피곤해서 집중이 되지 않을 때를 제외하곤 꼭 책을 읽는다. 인스타도 보고 싶고 유튜브도 보고 싶고 친구들이랑 카톡도 하고 싶지만 매일 왕복 40분씩 생기는 지하철에서의 공백시간을 아깝게 쓰고 싶지 않아서 나에게 약속한 것이다.

 

보통 하루 40분씩 1~2주 정도면 책 1권을 읽는데 이 책은 2일 만에 다 읽었다. 작가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다음 내용이 궁금해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지하철을 내려서 걸어가면서도 읽고 밥 먹으면서도 읽고 심지어 회사 화장실에서도 읽었다. 그만큼 다음 내용이 궁금했다.

 

나는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주변에 추천도 많이 했었다. 밀리의서재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 둘러보던 중 작가의 이름이 보여 바로 읽기 시작했다. 열한 계단은 지대넓얕의 자아 편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작가 채사장은 타고난 이야기꾼 같았다. 참고문헌이 있겠지만 읽을수록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걸 다 알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생길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이 책의 부제는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이다. 책은 지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의문을 지속적으로 품어가며 새로운 지식들을 탐구하는 작가의 자전적인 느낌의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이 작가의 생각의 길을 따라가다가 중간에 잠깐 쉬어가며 나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가며 읽었다.

 

이 책의 내용 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작가가 문학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가 무너지는 걸 느꼈다는 부분이다. 자존감이 강하고 평생을 무조건 내 말만 맞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세 번째 계단인 불교 편에서 그는 인생에서 가장 완벽한 순간을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의 무의미한 삶을 구차하게 끌고 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느꼈다. 나는 순간 정반대의 이유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매일매일이 똑같은 챗바퀴 같은 일상에서 더 나아질 것 없는 9시부터 18시까지 나의 생각이나 의지가 없이 회사가 원하고 지시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퇴근 후에는 의지가 아닌 당연하게 운동을 하고 밥을 먹고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잠을 잔다. 위의 문장을 읽는 순간 하루에 나의 의지나 생각에 의해 움직이는 게 얼마나 될까 되돌아보니 어릴 때 내가 한심하게 생각하고 지양하던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나를 마주쳤다. 그 순간 나도 더 살아가는게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이 스쳤다. 작가의 말처럼 영혼이 늙어버린 것 같았다.

 

작가는 새로운 지식들을 탐미하면서 극복하고 성장했다면 나는 내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그 순간을 극복하고 성장했다. 이게 나의 인생이고 급하게 생각할 것 없다. 자기 전 어플을 이용해서 간단한 일기를 써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의 하루를 복습하고 내일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나의 하루의 행동 중 한 가지라도 의미를 부여해 주기로 했다. 모두가 자신의 이해의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을 평가하듯이 나도 나의 이해의 범위 내에서 내 인생을 (조금은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기로 했다. 인생이라는 각자의 마라톤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있을 수도 있고 그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쉬어가는 중이고, 꼭 레이스에서 1등을 할 필요는 없다. 내가 인생의 마라톤을 포기 없이 완주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만 다 읽고 나서는 내가 했던 생각들이 잘 기억이 나지 않고 그 순간만 스쳐 지나갔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는 메모도 하고, 느낀 점도 메모장에 간단하게 적어가며 책을 읽는 습관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결론 : 재밌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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